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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유묵 ‘백인당중유태화’, 경매서 27억원에 낙찰

박형진 기자 | 202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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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투데이/박형진 기자] 안중근 의사의 유묵 ‘백인당중유태화(百忍堂中有泰和)’가 케이옥션 경매에서 27억 원에 낙찰되며 국내 서화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6월 24일 진행된 경매에서 이 유묵은 치열한 응찰 경쟁 끝에 새로운 소유자를 찾았으며, 이는 한국 미술품 경매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이번 낙찰가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중에서도 최고액이며, 2023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19억 5천만 원에 거래된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의 기록을 넘어선 금액이다.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희소성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국내 문화재 시장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백인당중유태화’는 ‘백 번 참는 집안에 태평과 화목이 깃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안중근 의사가 1910년 2월 사형 선고 직후 뤼순 감옥에서 직접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씨 하단에는 안 의사의 상징인 약지가 잘린 왼손 손도장인 ‘단지장’이 선명하게 찍혀 있어 진정성을 더한다. 유묵과 함께 1910년 2월 14일자 사형 판결문 유인본 한 세트가 출품되어 역사적 맥락을 강화했다.

이 유묵은 보물 제569-1호로 지정된 문화재로, 1972년 안중근 의사의 유묵 26점이 일괄 보물로 지정될 당시 가장 첫 번째로 선정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한 한국인이 입수한 이후 약 100여 년 동안 한 가문에서 보존되어 오다가 이번 경매를 통해 처음으로 시장에 공개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경매는 16억 원의 시작가로 출발했으며, 예상보다 뜨거운 경합이 펼쳐지며 최종 낙찰가는 27억 원에 달했다. 케이옥션 측은 낙찰 수수료 16.5%를 포함하면 실제 판매가는 31억 4,550만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낙찰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아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미술 경매 전문가는 이번 낙찰이 한국 근현대사 유물의 가치 재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단순한 예술품을 넘어선 민족정신과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서화 시장에서 역사적 인물의 친필 유묵은 꾸준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희소성과 역사적 배경이 이번 고가 형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고가 낙찰은 개인 소장 문화재의 공공성 확보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액 거래가 해당 유물의 국내 보존에는 기여하지만, 동시에 대중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쟁점이 부각된다. 또한, 독립운동가 관련 유물 전반에 대한 관심 증대와 추가적인 유물 발굴 및 연구의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중근 의사 유묵의 높은 가치 인정은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경매 결과는 민족의 얼이 담긴 유물의 보존과 활용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박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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